작년 겨울, 노후 자산이 얼마나 필요한지 처음 제대로 계산해본 날
작년 12월 어느 평일 오후, 회사 카페에서 노후 계산기를 켜 들었다.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 엑셀 파일에 현재 나이, 예상 퇴직 나이, 기대 수명을 입력했다.

그리고 월 생활비를 두 가지로 나눠서 계산해봤다. 월 200만 원으로 살 경우와 월 300만 원으로 살 경우.
30분을 두드려본 결과는 생각보다 컸다. 같은 30년을 살아도 필요한 자산이 3억 6천만 원 차이가 났다.
그날 저녁 집에 와서 배우자와 처음으로 “우리는 월 몇 만큼 있으면 괜찮을까”라는 대화를 제대로 나눴다.
월 200만 원으로 사는 노후 vs 월 300만 원으로 사는 노후
두 금액의 차이는 단순히 숫자 100만 원이 아니다. 생활의 질, 선택지,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달라진다.
월 200만 원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국민연금 월 130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추가로 필요한 자산은 월 70만 원어치다. 30년을 산다면 2억 5200만 원이 필요하다.
이 정도면 전세금이나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상태에서 월세 50~60만 원 정도의 작은 집, 식료품비 월 50만 원, 의료비·통신비·전기료 등을 충당할 수 있다. 외식은 거의 없고, 여행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국내 여행만 가능하다.
손주 용돈도 적게 줄 수밖에 없다.
월 300만 원이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같은 국민연금 130만 원에 월 170만 원을 추가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30년 기준 필요 자산은 6억 1200만 원.
월세를 80~100만 원대로 올릴 수 있고, 식료품비도 월 80만 원 정도 쓸 수 있다. 외식도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는 가능하고, 여행도 국내 1~2회, 해외 1회 정도 계획할 수 있다.
손주 용돈도 월 10~20만 원 정도 줄 여유가 생긴다.
실제로 필요한 자산을 역산해보니
2026년 기준으로 부부가 함께 살면서 월 200만 원으로 30년을 사는 데 필요한 총 자산은 약 7억 2천만 원이다. 여기에는 국민연금 예상액도 포함되어 있다. 만약 월 300만 원이라면 약 10억 8천만 원이 필요하다. 차이는 3억 6천만 원.
이 숫자를 현재 나이대별로 환산하면 달라진다. 지금 45세라면 20년 뒤 65세에 은퇴할 때까지 월 300만 원 생활을 목표로 한다면 매달 약 150만 원을 저축·투자해야 연 평균 5% 수익률 기준으로 도달 가능하다. 월 200만 원이라면 월 10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작년에 직접 계산해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월 200만 원대를 목표로 잡는 게 현실적이라는 걸 느꼈다. 하지만 배우자가 있고 의료비가 늘어나는 70대 이후를 생각하면 월 250~280만 원 정도는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월 200만 원과 월 300만 원, 어느 쪽을 목표로 할까
정답은 개인차가 크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대략”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계산하고 나면 목표가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월 200만 원으로 살려면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고, 월 300만 원을 원한다면 추가로 얼마를 더 모아야 하는지 역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월 250만 원대를 목표로 잡았다. 월 200만 원으로는 조금 불안하고, 월 300만 원을 목표로 하면 지금의 저축 속도로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펀드에 월 150만 원, IRP에 월 50만 원을 넣고 있고, 추가로 개별 ETF 계좌에 월 30만 원을 더하고 있다. 이 정도 속도면 65세까지 약 9억 원대에 도달할 것 같다.
국민연금을 더하면 월 250만 원대의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