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과 퇴직금, 뭐가 다른 건가요
작년 10월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인사팀에서 퇴직금 관련 서류를 받으면서 처음 깨달았다.

내가 받는 게 퇴직금만 있는 줄 알았는데 퇴직연금이라는 게 따로 있었다. 퇴직금은 한 번에 받는 돈이고, 퇴직연금은 회사가 매달 적립해둔 돈이다.
내 경우 퇴직금으로 약 850만 원, 퇴직연금으로 약 1200만 원이 있었다. 둘을 합치면 2050만 원인데, 처음엔 그게 한 덩어리인 줄 알았다.
퇴직금은 세금을 떼고 통장으로 바로 들어온다. 퇴직연금은 다르다. 회사가 적립한 돈이지만 내 이름으로 된 계좌에 있어서, 내가 어떻게 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퇴직연금 계좌, 꼭 옮겨야 하나요
퇴직연금은 회사가 지정한 금융기관에 있다가, 직원이 원하면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내 경우 회사가 지정한 곳은 대형 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이었는데, 수수료가 연 약 0%였다. 1200만 원에 대해 매년 6만 원을 내는 셈이다. 증권사나 보험사로 옮기면 수수료가 0.3~약 0% 정도로 낮아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3년을 두고 보면 수수료 차이가 18만 원에서 24만 원 정도 난다. 작은 돈 같지만, 30년을 두고 보면 복리로 계산했을 때 훨씬 커진다. 결국 증권사로 옮기기로 했다.
퇴직연금으로 뭘 사야 하나요
퇴직연금 계좌에 있는 돈을 어떻게 굴릴지 선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선택지가 너무 많았다.
안전자산(정기예금, 채권), 펀드(국내주식, 해외주식, 혼합), 타겟데이트펀드 같은 게 있었다. 나는 현재 42세인데, 퇴직까지 약 23년이 남아 있다.
은행원은 ‘안전하게 정기예금 70%, 펀드 30%’를 권했다. 증권사 상담원은 ‘지금은 젊으니 해외주식펀드 60%, 국내주식펀드 40%’를 권했다.
결국 중간을 택했다. 정기예금 30%, 국내주식펀드 40%, 해외주식펀드 30%로 배분했다. 정기예금은 현재 연 약 4% 정도인데, 펀드는 지난 3년간 평균 수익률이 국내주식 약 약 8%, 해외주식 약 약 12%였다. 물론 손실 날 수도 있지만, 23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퇴직연금, 언제부터 받을 수 있나요
퇴직연금은 55세부터 받을 수 있다. 나는 지금 42세니까 13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 전에 받으려면 어려운 사정(질병, 천재지변 등)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실직이나 자발적 퇴직은 해당이 안 된다. 그래서 지금 받을 수 있는 건 퇴직금 850만 원뿐이고, 퇴직연금 1200만 원은 손도 댈 수 없다.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건, 퇴직연금을 받을 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에 받거나(일시금), 매달 받거나(연금), 또는 섞어서 받을 수 있다. 세금 측면에서는 연금으로 받으면 더 유리할 수 있는데, 그건 55세가 가까워질 때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손실이 나면 어떻게 되나요
이게 내가 가장 불안해하던 부분이었다. 혹시 펀드에 손실이 나면 내 돈이 줄어드는 건 아닐까. 맞다. 정기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투자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다. 지난 2년간 국내주식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해도 있었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법으로 보호된다. 금융기관이 부도나도 퇴직연금은 별도 계좌로 분리되어 있어서 안전하다. 또한 손실이 나더라도, 그건 내 책임이지 금융기관의 책임이 아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퇴직연금, 세금은 얼마나 나가나요
퇴직금 850만 원에서는 세금이 거의 안 나간다. 퇴직소득세 기본공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받을 때(55세 이후)는 얘기가 다르다.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가 나간다. 연금으로 받으면 일반소득세가 나간다. 세율은 소득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0~35% 정도다.
예를 들어 55세에 퇴직연금 1200만 원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세금이 약 150만~300만 원 정도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연금으로 받는 방식을 고려한다. 매달 조금씩 받으면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