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위주 vs 위험자산 섞기, 노후 자산 배분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예금 100%였던 시절과 지금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노후 자산 배분이라는 말이 갑자기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그전까지는 그냥 정기예금에 묶어두면 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old couple, grandparents, bench, happy valentines day, sitting, kissing, hugging, love, elderly, hap
Photo by ErikaWittlieb / pixabay

2019년 봄, 만기된 예금 5천만 원을 다시 굴리려고 은행 창구에 앉아 있었습니다. 직원이 1년 약 2% 상품을 권하길래 별생각 없이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가을 물가가 슬금슬금 오르더니, 1년 뒤 받은 이자가 세금 떼고 88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마트 장바구니 금액은 체감상 더 많이 올라 있었습니다.

그날 머리가 멍했습니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게 사실은 천천히 깎이고 있었던 거죠.

그 뒤로 자산 배분이라는 걸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60대 부모님 자산도 옆에서 같이 정리해드리면서 안전자산 위주로 가는 길과 위험자산을 일부 섞는 길을 둘 다 굴려봤습니다. 둘 다 장단이 분명했고, 지금부터 그 차이를 솔직히 적어보려 합니다.

안전자산 위주 배분, 무엇이 좋고 무엇이 아쉬웠나

부모님 노후 자금은 예금과 채권형 펀드 중심으로 짰습니다. 비중은 대략 예금 70%, 채권형 펀드 20%, 나머지 10%만 배당주 ETF였습니다.

2026년 현재까지 약 4년 정도 굴려본 결과, 가장 큰 장점은 잠을 푹 주무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코스피가 하루 3% 빠져도 부모님 계좌 잔고는 거의 그대로니까요.

매달 들어오는 이자와 분배금이 대략 80만 원대로 일정하게 찍히는 것도 안정감을 줬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명확합니다. 물가 상승률을 못 따라갑니다.

4년 사이 외식 한 끼 평균 가격이 체감상 30% 가까이 오른 것 같은데, 자산 자체의 구매력은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예금 만기 때마다 금리가 떨어지면 재투자 수익률이 같이 깎이는 재투자 위험도 있었습니다.

2023년에 만기된 예금을 다시 묶을 땐 금리가 약 0%p 정도 낮아져 있었고, 그만큼 월 이자가 줄었습니다.

위험자산을 섞은 내 계좌, 4년의 성적표

제 본인 노후 계좌는 좀 다르게 짰습니다. 주식형 ETF 50%, 채권형 ETF 30%, 예금과 현금 15%, 금 5%. 흔히 말하는 균형형 배분에 가깝습니다. 연금저축펀드 안에서 S&P500 추종 ETF와 국내 배당 ETF를 절반씩 담고, IRP에는 채권형을 더 많이 넣었습니다. 매달 월급에서 55만 원 자동이체로 들어가게 해뒀습니다.

4년 동안 성적은 들쭉날쭉했습니다. 2022년에는 주식이 빠지고 채권도 같이 빠지면서 계좌가 한때 마이너스 12%까지 찍혔습니다.

그때 솔직히 손이 떨려서 매도 버튼에 마우스를 올렸다 내렸다 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자동이체만 유지했더니, 2026년 5월 현재 누적 수익률은 대략 28%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부모님 안전자산 계좌는 누적 9% 정도였습니다. 차이가 컸지만, 그 차이를 견디려면 마이너스 12%를 버틸 수 있는 심장이 필요했습니다.

두 길을 항목별로 나란히 놓아보면

수익성은 위험자산을 섞은 쪽이 분명히 앞섰습니다. 다만 변동성은 비교가 안 됩니다.

안전자산 위주는 한 달 평가금액이 ±약 0% 안에서 움직였는데, 위험자산을 섞은 쪽은 ±5%가 일상이었습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안전자산 쪽이 우세합니다.

매달 일정한 이자가 들어오니 생활비 계획을 짜기 쉽습니다. 위험자산 섞은 계좌는 분배금이 분기마다 몰려 나오고, 시세에 따라 금액도 달라집니다.

세금 부분도 다릅니다. 일반 예금 이자는 약 15% 원천징수로 끝이지만, 연금저축펀드 안에 담은 ETF는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3.3~약 5% 저율과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중도 인출하면 기타소득세 약 16%가 붙어서 오히려 더 무거워집니다. 결국 어느 쪽이 낫다고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은퇴까지 남은 시간이 10년 이상이라면 위험자산 비중을 좀 더 가져갈 여유가 있고, 5년 이내라면 안전자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올리는 게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정리한 결론

저는 50대에 들어서면 주식형 비중을 매년 2%p씩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60대 진입 시점에는 주식 30%, 채권과 예금 60%, 현금 10% 정도가 목표입니다.

부모님처럼 안전자산 일변도로 가지도 않고,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두지도 않는 중간 지점입니다. 자산 배분에 정답은 없지만, 본인이 마이너스 몇 퍼센트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먼저 가늠해보는 게 출발점이라는 걸 4년 굴려보고 알았습니다.

숫자보다 본인 심장 박동이 더 정확한 지표일 때가 많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