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금액 정하기 전에 봐야 할 것들

목표금액이 자꾸 바뀌는 이유

지난해 봄, 노후자산 목표를 처음 정했다. 부동산 포함해서 5억 원이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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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urprising_Media / pixabay

그런데 3개월 뒤 다시 계산해보니 7억 원이 필요하더라. 또 6개월 뒤에는 6억 5천만 원으로 줄었다.

매번 계산할 때마다 가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을 2%로 봤다가 약 3%로 올렸고, 수명을 85세로 봤다가 90세로 늘렸다.

목표금액이라는 게 정해진 숫자가 아니라 ‘가정의 집합’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대부분 사람들이 목표금액을 정할 때 하는 실수가 여기다. 숫자 하나만 정하고 끝낸다. 하지만 그 숫자가 어떤 가정 위에 세워졌는지 모르면 나중에 계속 흔들린다. 2026년 지금 당신이 정하는 목표금액이 5년 뒤에도 유효할까? 아니다. 그래서 목표금액을 정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생활비부터 현실적으로 잡아야 한다

노후 월 생활비를 정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현재 생활비를 그대로 대입하는 것이다. 지금 월 350만 원을 쓴다고 해서 노후에도 350만 원을 쓸 거라고 가정하면 안 된다. 직장 다닐 때와 은퇴 후는 지출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직장인 시절에는 교통비, 점심값, 회식비, 출장비 같은 것들이 자동으로 빠진다. 내가 지난해 가계부를 다시 정리해봤더니 실제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현재 지출의 70~75% 정도였다.

월 350만 원을 쓴다면 노후 필요액은 월 250만 원 정도라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에 의료비를 따로 봐야 한다.

70대 이후 의료비는 월 30만~50만 원을 추가로 잡는 게 현실적이다. 결국 월 28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가 노후 생활비의 기준이 된다.

또 한 가지는 물가상승률이다. 지금 월 300만 원이 필요하다고 해도 20년 뒤에는 물가 때문에 더 필요하다. 연 약 2% 물가상승을 기준으로 20년 뒤에는 월 490만 원 정도가 필요해진다. 이걸 빼먹으면 목표금액이 크게 부족해진다.

수명 가정을 길게 잡아야 하는 이유

목표금액을 계산할 때 ‘몇 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느냐가 가장 큰 변수다. 85세를 기준으로 하면 충분한 금액이 90세를 기준으로 하면 부족해진다. 단순히 5년이 더 늘어나는 게 아니라 월 300만 원씩 5년을 더 써야 하니까 1억 8천만 원이 추가로 필요해진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6년 현재 65세 남성의 기대수명은 약 20년, 여성은 약 25년이다. 하지만 이건 평균이다.

당신이 지금 건강하고 장수 가계라면 90세, 95세까지 사는 것도 현실이다. 목표금액을 정할 때는 평균이 아니라 ‘충분히 오래 산다’는 가정으로 계산해야 한다.

나는 현재 나이가 45세이니 35년 뒤인 80세를 기준으로 계산하되, 95세까지 산다는 가정으로 여유를 두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수명이 길수록 목표금액이 커진다’는 당연한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이걸 외면하고 ’85세면 충분하겠지’라고 낙관한다. 그 결과 75세 때 돈이 떨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자산의 구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목표금액 5억 원이라는 숫자가 나왔다면, 그 5억 원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부동산 2억 원, 현금 1억 원, 주식·펀드 1억 원, 연금보험 1억 원 이런 식으로 분산되는 게 현실적이다.

순수 현금과 금융자산만으로 목표를 채우려고 하면 목표금액이 훨씬 커진다. 예를 들어 부동산 없이 모든 걸 현금·금융자산으로만 채운다면 목표금액은 7억 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 반대로 부동산이 충분하다면 금융자산 목표는 줄어든다. 내 경우 주택 1채가 있으니 금융자산 목표는 3억 원으로 정했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도달 가능한 숫자가 된다.

연금 수령액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자산 목표금액을 정하기 전에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얼마나 들어올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걸 모르고 목표금액을 정하면 과다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 홈페이지에서 예상 수령액을 조회하면 대략 나온다. 나는 65세부터 월 180만 원 정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개인연금보험으로 월 50만 원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그러면 월 230만 원이 자동으로 들어온다.

노후 필요 생활비가 월 300만 원이라면 부족분은 월 70만 원이다. 이 70만 원을 자산에서 꺼내야 한다.

연 840만 원이면 되니까 20년 동안 1억 6천 8백만 원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처음부터 5억 원을 목표로 잡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목표금액을 정하는 간단한 공식

결국 목표금액 = (월 필요생활비 – 월 연금 수령액) × 12개월 × 은퇴 기간(년) 이다.

예를 들어 월 필요생활비 300만 원, 월 연금 200만 원, 은퇴 기간 30년이라면 (300 – 200) × 12 × 30 = 3억 6천만 원이 된다. 여기에 물가상승률 고려, 의료비 여유, 상속 목표 같은 것들을 더하면 4억~5억 원대가 현실적인 목표가 된다.

이 공식을 당신의 상황에 맞게 대입하면 된다. 중요한 건 ‘이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상황이 바뀔 때 목표를 현명하게 조정할 수 있다. 목표금액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계속 검토하는 것’이다. 1년에 한 번쯤 당신의 가정들이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조정하는 것. 그게 현실적인 노후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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