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수령액을 처음 계산해본 날, 예상과 현실이 달랐던 이유

계산기를 들었을 때 손이 떨렸던 이유

지난겨울, 퇴근길 카페에 앉아서 처음 연금 수령액을 직접 계산해봤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예상 수령액 계산기를 켜고 현재 나이, 가입 기간, 예상 소득을 입력했다. 결과는 월 145만 원. 그 숫자를 보고 멍했다. 지난 15년간 월급에서 꾸준히 떼어낸 보험료가 고작 이 정도라니. 그날 밤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계산했다. 같은 결과였다. 그제야 깨달았다. 연금 수령액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것을.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숫자로 확인하기

국민연금 수령액을 계산할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수령액은 가입 기간과 납부 금액, 그리고 수령 시작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2026년 기준으로 국민연금에 20년을 납부했다면 월 100만 원대 초반, 30년을 납부했다면 월 150만 원대 중반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이 금액은 세금을 떼기 전의 액수다. 국민연금은 연금 소득세 약 3%와 건강보험료가 빠진다. 실제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이보다 약 5~8% 적다.

내 경우 월 145만 원이 예상 수령액이었지만, 실제로는 월 135만 원 정도가 된다는 뜻이다. 10만 원의 차이가 매달 생긴다. 1년이면 120만 원이다. 이 정도면 무시할 수 없는 액수다. 그래서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함께 계산하면 달라지는 것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다르게 계산된다. 회사가 매년 급여의 약 8% 이상을 적립하고, 이 돈이 운용되면서 증가한다. 내가 근무한 회사는 월급 400만 원에 대해 연 약 400만 원을 퇴직금으로 적립했다. 지난 12년간 약 4,800만 원이 쌓였고, 이게 연평균 약 4% 정도로 운용되면서 현재 약 6,200만 원 정도가 되어 있다. 이 돈을 60세부터 10년에 걸쳐 받으면 월 52만 원 정도가 된다.

개인연금은 더 단순하다. 내가 연금저축펀드에 월 30만 원씩 15년을 넣었다면, 원금만 5,400만 원이다. 여기에 운용 수익이 더해진다. 같은 기간 평균 5% 수익률이 났다면 약 7,100만 원이 된다. 이것도 60세부터 10년에 걸쳐 받으면 월 59만 원 정도다.

셋을 합치면 월 135만 원 + 52만 원 + 59만 원 = 월 246만 원이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세 가지를 함께 준비했을 때는 생각보다 괜찮은 숫자가 된다.

수령액 계산할 때 자주 놓치는 부분들

연금 수령액을 직접 계산해보면서 느낀 것은, 몇 가지를 자주 놓친다는 점이다. 첫째, 수령 시작 나이를 미리 정해야 한다는 것. 국민연금은 60세부터 받을 수 있지만, 65세부터 받으면 월 수령액이 약 48% 증가한다. 5년을 더 일할 수 있다면 월 145만 원이 월 215만 원이 되는 셈이다.

둘째,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 국민연금은 매년 물가에 맞춰 조정되지만, 개인연금은 그렇지 않다. 30년 뒤 월 59만 원의 가치는 지금과 다르다. 연 약 2% 물가상승을 가정하면, 그 돈의 실질 가치는 현재 약 35만 원 정도가 된다.

셋째, 수령액이 아니라 총 수령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평균 수명이 85세라면, 60세부터 25년간 받는 것과 65세부터 20년간 받는 것은 총액이 다르다. 국민연금은 수명이 길수록 유리하지만, 개인연금은 미리 정한 기간 동안만 받는다.

내가 2026년에 다시 계산해본 결과

올해 다시 한 번 정리해봤다. 국민연금은 여전히 월 145만 원 정도. 퇴직연금은 지난 1년간 운용 수익이 약 3%였으니 약 6,400만 원이 되어 있을 것 같다. 개인연금은 월 30만 원씩 계속 넣고 있으니 약 7,500만 원 정도. 이 셋을 모두 60세부터 받으면 월 250만 원대가 될 것 같다.

처음 계산했을 때는 이 숫자가 충분한지 부족한지 판단이 안 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월 250만 원이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기본 생활비는 충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위에 부동산 임차료나 기타 자산 수익이 더해지면 괜찮은 노후가 될 것 같다. 결국 연금 수령액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숫자를 보고 지금부터 뭘 더 준비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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