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세금 아끼려고 시작했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제가 연금저축 계좌를 처음 만든 건 딱 4년 전입니다. 당시에 연말정산 환급액이 너무 적다는 생각에 세무사 지인한테 물어봤더니 “연금저축이랑 IRP 채워넣으면 환급 달라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노후준비라는 거창한 목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세금 돌려받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 납입한 금액은 월 20만 원이었습니다. 연간 240만 원 수준이었고, 세액공제율 약 16%를 적용하면 약 39만 6천 원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 숫자만 보고 가입했습니다. 퇴직 후 얼마가 필요한지,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는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1년이 지나자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입 첫해에는 그냥 자동이체만 걸어두고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연말정산 시즌에 통장을 확인했더니 원금 240만 원에 수익이 약 11만 원 붙어 있었습니다.
수익률로 치면 약 4% 정도였습니다. 은행 적금 금리가 당시 연 약 3% 안팎이었던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숫자였습니다.
세액공제 환급금까지 합산하면 실질 수익률은 20%를 넘는다는 계산도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떤 펀드에 넣어뒀는지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기본으로 설정된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전부 들어가 있었고, 수익률이 저금리 상품과 크게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납입액의 절반인 월 10만 원을 글로벌 주식형 펀드로 옮겼습니다. 나머지 10만 원은 그대로 안정형으로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국민연금공단 앱으로 예상 수령액을 처음 조회해봤습니다. 납부 이력을 기준으로 나온 예상 월 수령액이 약 68만 원이었습니다. 머리가 멍했습니다. 그게 전부라면 월 생활비 200만 원에 한참 모자란다는 게 그 자리에서 바로 계산됐습니다.
3년 차부터 진짜 노후준비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후로 납입액을 월 4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연간 480만 원 수준으로 세액공제 한도인 600만 원의 80%를 채우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IRP 계좌를 별도로 만들어서 월 15만 원을 추가로 넣기 시작했습니다. IRP는 연금저축과 합산해서 연간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총 납입액 660만 원 기준으로 연간 환급 예상액이 약 108만 원까지 늘었습니다.
운용 방식도 바꿨습니다. 주식형 비중을 전체의 60%로 고정하고, 나머지 40%는 채권형과 TDF(타깃데이트펀드) 혼합으로 구성했습니다.
TDF는 은퇴 목표 시점에 맞춰 자산 배분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구조라 별도로 리밸런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기준으로 4년 누적 수익률은 약 약 18%입니다.
같은 기간 원리금 보장형만 유지했다면 수익률은 12% 안팎에 그쳤을 겁니다.
노후준비를 처음 시작할 때 세금 환급만 보고 들어갔던 게 지금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진입 방법이었습니다. 동기가 단순해도 일단 계좌가 생기고 돈이 들어가면, 어느 순간부터 숫자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숫자를 보다 보면 국민연금 68만 원이 전부인 미래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산해서 월 55만 원씩 20년을 납입하면 수령 시점에 원금만 1억 3,200만 원이 쌓입니다.
수익까지 더하면 은퇴 후 월 40만 원 이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완벽한 준비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계좌 하나 만들고 월 20만 원 자동이체 걸어두는 것, 그게 4년 후에는 꽤 다른 숫자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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