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회사 퇴직금 관리 방법을 두고 고민했다. 같은 금액을 IRP와 연금저축펀드에 나눠서 넣으면 어떻게 달라질까 싶어서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예상과 달랐다. 같은 수익률이어도 세제 혜택과 수수료 구조가 달라서 실제 손에 남는 금액이 꽤 차이 났다. 그날 저녁에 회계사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 시간 반을 설명 들었다.
같은 7% 수익률도 결과가 다르다
연금저축펀드와 IRP는 둘 다 세제 혜택이 있는 노후자산 상품이지만, 세금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연금저축펀드는 연 400만 원 한도로 납입하면 납입액의 약 16%를 소득공제로 받는다.

월 33만 원씩 넣으면 연 약 66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뜻이다. IRP는 한도가 더 크다.
연 7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고, 퇴직금을 직접 이체하면 한도 제약이 없다. 세제 혜택도 비슷하게 약 16%다.
문제는 출금할 때 생긴다. 연금저축펀드는 55세 이후 10년 이상 적립한 금액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 3.3~약 5%를 낸다. IRP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퇴직금으로 받은 부분은 퇴직소득세 3.3~약 5%를 적용받는다. 표면상 같지만, 과세 기준이 미묘하게 다르다.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월 30만 원씩 10년을 넣어서 총 3,600만 원을 모았다고 하자. 평균 수익률이 연 7%라면 최종 금액은 약 5,100만 원이다. 여기서 세금을 뺀다. 연금저축펀드로 받으면 1,500만 원의 이익에 대해 약 165만 원의 세금을 낸다. 손에 남는 금액은 4,935만 원이다.
IRP는 어떨까. 같은 조건이라면 세금 계산이 조금 다르다.
퇴직금 부분과 추가 납입 부분을 분리해서 계산해야 한다. 퇴직금으로 받은 2,000만 원은 퇴직소득세 15%를 낸다.
나머지 3,100만 원의 추가 납입분은 연금소득세 약 5%를 적용받는다. 총 세금은 약 350만 원 정도가 된다.
손에 남는 금액은 4,750만 원이다. 연금저축펀드가 약 185만 원 더 유리하다.
수수료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지난해 10월, 은행에서 두 상품의 수수료 표를 받아봤다. 연금저축펀드는 펀드에 따라 보수가 0.3~약 0% 사이다. 저비용 펀드를 고르면 약 0% 정도로 낮출 수 있다. IRP는 계좌 관리 수수료가 별도로 있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연 0.15~약 0% 정도다. 여기에 펀드 보수 0.3~약 0%가 추가된다. 총 0.45~약 1% 사이다.
10년 동안 누적되면 차이가 눈에 띈다. 월 30만 원씩 10년을 넣고 연 7% 수익률을 얻었을 때, 수수료 약 0%짜리 연금저축펀드라면 약 145만 원을 수수료로 낸다. IRP는 계좌 수수료 약 0%와 펀드 보수 약 0%를 합쳐 약 0%를 낸다면 약 290만 원을 낸다. 수수료만 145만 원 차이가 난다.
결국 누가 유리한가
연금저축펀드가 더 유리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근로소득이 일정하고 소득공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을 때다. 월 33만 원씩만 넣어도 연 66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둘째, 펀드 수수료가 낮은 상품을 고를 수 있을 때다. 약 0% 이하의 저비용 펀드가 많으니까 선택지가 많다.
IRP가 유리한 경우는 퇴직금을 받을 때다. 퇴직금을 IRP로 이체하면 추가 납입 한도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5,000만 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람은 연 700만 원이 아니라 더 많은 금액을 IRP에 넣을 수 있다. 또한 여러 회사를 거친 사람이라면 각 퇴직금을 한 계좌에 모을 수 있어서 관리가 편하다.
결론은 이렇다. 현재 직장에 다니면서 꾸준히 저축하는 사람이라면 연금저축펀드를 먼저 채우고, 여유가 있으면 IRP를 추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퇴직금을 받은 후라면 IRP에 이체해서 추가 납입 한도를 활용하는 게 낫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건 상품 선택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꾸준히 넣느냐다. 10년 차이가 1,500만 원을 만드는데, 20년이면 그 차이는 훨씬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