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나는 같은 날 두 가지를 동시에 신청했다. 연금저축펀드 계좌 하나, 개인연금보험 계약 하나. 왜 굳이 둘 다였냐면, 단순히 한쪽이 낫다고 판단하기 전에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두 상품이 어떻게 다르게 움직였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같은 금액으로 시작했는데 통장이 달라졌다
첫 달에 둘 다 월 30만 원씩 입금했다. 연금저축펀드는 국내 주식 혼합펀드로 설정했고, 개인연금보험은 표준형 상품을 골랐다. 3개월 후 통장을 열어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수수료였다.

연금저축펀드는 펀드 운용사 수수료가 연 약 0% 정도였고, 개인연금보험은 초기 보험료 중 일부가 수수료로 빠져나갔다. 숫자로 보면 작아 보이지만, 매달 30만 원씩 넣고 있으니 반년 만에 약 9천 원 정도 차이가 났다. 작은 금액이지만 이게 30년, 40년이 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달랐다.
그 다음은 세제 혜택이었다. 둘 다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지만, 실제로 환급받는 시기가 다르다. 연금저축펀드는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환급을 받는데, 개인연금보험은 보험사에서 따로 안내를 주지 않으면 본인이 챙겨야 한다.
수익률은 펀드가 앞서갔지만, 변동성이 심했다
반년 동안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연금저축펀드가 약 약 2% 상승했고, 개인연금보험은 약 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이 오르내렸으니 펀드의 변동성이 더 컸다는 뜻이다.
3개월차에 주식이 떨어졌을 때는 펀드 계좌를 보기가 싫었다. 손실이 5만 원 정도 났을 때 ‘이게 맞나’ 싶어서 보험사 앱을 열어봤는데, 보험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그 순간 깨달은 게 있었다. 같은 금액을 넣어도 심리 부담이 다르다는 것.
개인연금보험은 예정수익률이 정해져 있어서(당시 약 약 2%) 최소한의 보장이 있다. 반면 펀드는 시장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둘 다 장점이 있지만, 나처럼 주식 변동성에 신경 쓰이는 사람에겐 보험이 더 편했다.
중도 해지했을 때 차이가 확실했다
4개월차에 급하게 돈이 필요해졌다. 둘 다 중도 해지를 고려했는데,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연금저축펀드는 중도 해지 수수료가 없었다. 그냥 현재 시세로 팔면 끝. 당시 수익이 약 1% 정도였으니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세액공제를 받은 부분은 환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개인연금보험은 달랐다. 중도 해지 수수료가 약 2%가 빠졌다. 4개월 만에 해지했으니 예정수익률로 계산한 이익에서 수수료가 깎이니까, 실제로는 거의 원금 수준으로 돌려받았다. 다행히 해지하지는 않았지만, 이 차이를 본 순간 ‘펀드는 단기 변동에 유연하고, 보험은 장기 약정에 강하다’는 게 확실해졌다.
결국 둘 다 가져가기로 했다
6개월 비교 후 나는 둘 다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펀드는 월 30만 원, 보험은 월 20만 원으로 줄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펀드는 수익률 기대감이 있고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는 부분에, 보험은 최소한의 안정성을 원하는 부분에 배분하기로 한 것이다. 둘 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손해 볼 것도 없다.
만약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나처럼 주식 변동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은 개인연금보험이, 수익률을 최대한 높이고 싶은 사람은 연금저축펀드가 맞을 것 같다. 다만 둘 다 최소 10년 이상 유지해야 세제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건 꼭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