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가 정말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연금 계좌를 처음 만들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복리의 마법’이라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 마법처럼 작동하는지는 다른 문제였다. 지난 2년 동안 월 50만 원씩 연금저축펀드에 넣으면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기록해 본 경험을 나누고 싶다.

가입 직후, 기대감만 남다

작년 3월에 첫 입금을 했다. 월 50만 원, 연 600만 원이라는 금액이 얼마나 모일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펀드 매니저의 설명에 따르면 연 5% 수익률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계산기를 두드려 봤다. 30년 뒤엔 얼마나 될까? 숫자가 나왔다. 대략 5억을 넘을 것 같았다. 그 순간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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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artinvorel_com / pixabay

하지만 첫 달은 생각보다 허무했다. 50만 원을 입금했는데 계좌에 50만 원이 그대로 있었다. 펀드가 사고팔리는 데 며칠이 걸렸기 때문이다. 복리의 마법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1주 뒤, 변동성과 만나다

펀드가 실제로 매매되기 시작하니 상황이 달라졌다. 1주 뒤 계좌를 확인했을 때 50만 원이 48만 8천 원이 되어 있었다. 1만 2천 원이 사라졌다. 복리의 마법은커녕 손실이 났다. 이게 정상인가 싶었다. 펀드 담당자에게 전화했다. 그는 ‘시장 변동성일 뿐’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 주에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복리 효과는 장기간에만 작동한다는 것이다. 1주일 단위로 계좌를 들여다보면 복리는 보이지 않는다. 오직 변동성만 보인다. 그날부터 나는 주 단위 확인을 멈췄다.

1개월 뒤, 작은 신호

4월이 끝났을 때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첫 달과 두 번째 달을 합쳐 100만 원이 들어갔는데, 계좌에는 99만 5천 원이 있었다. 손실은 5천 원으로 줄었다. 그리고 중요한 변화가 하나 있었다. 두 번째 달에 입금한 50만 원이 이미 1천 원을 벌고 있었다. 작은 금액이지만 이게 복리의 시작이었다.

복리 효과는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한 달에 1천 원, 2천 원. 이런 작은 수익들이 다음 달 수익의 기초가 된다. 이게 복리다.

6개월 뒤, 패턴이 보이다

지난 9월, 6개월이 지났을 때 계좌를 정리해 봤다. 총 입금액은 300만 원이었다.

그런데 계좌에는 304만 8천 원이 있었다. 4만 8천 원의 수익이 났다.

약 1%의 수익률이다. 연 5%를 목표로 했을 때는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이 4만 8천 원은 내가 번 것이 아니었다. 입금한 돈이 번 것이다.

그리고 이 4만 8천 원이 다음 달부터 또 돈을 벌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깨달음이 왔다. 복리 효과는 초반 6개월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은 수익들이 쌓이면서 나중에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것을 숫자로 확인했다. 월 50만 원씩 넣는 내 입금액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 수익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복리의 마법은 실제로 존재한다. 다만 마법이 아니라 물리다. 처음 6개월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1년, 2년, 5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경험한 것은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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